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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천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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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천

I.
인덕원사무실은
학의천 인덕원교 남쪽 끝부분에서 천을 끼고 안양시청 쪽으로 퍼져 나가는
널따란 삼각형 대지 위에 있다. 처음에는 덩그렇게 솟아 보였던 건물이,
차례로 들어선 건물들과 몸집을 견주더니 이제는 빌딩 숲의 평범한 일원이 되었다.
째깍! 째깍! 째깍! ......
2020년 봄은 사무실과 함께 이곳에서 맞는 10년째 봄이다.

화창하고 고요한 정오 무렵이다.
아주 고요하다.
학의천을 내려다본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징검다리 돌들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를 본다.
귀 기울려 소식 듣는다.

II.
학의천은
바닥이 보일정도의 물을 담고 있지만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
단 하루도 마른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다.
월척의 통통한 잉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고
날아든 학들이 이리저리 먹잇감을 고르고 있는 것을 보면 건강한 하천이다.
수원이 풍부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깊은 탓일 게다.

천은 매봉산의 매봉과 청계산의 이수봉,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남서쪽 수계를 발원지로 삼는다.
바라산 북서쪽 수계를 따라 백운호수로 이어지는 실개천과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청계산 국사봉과 바라산 사이를 지나
서쪽으로 진행하는 부분에 형성된 계곡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또 하나의 실개천이 학의JC 부근에서 합류하여 수원을 보강한다.

III.
학의천은
동쪽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흐르는 모습이고, 비산2동 행정복지센터 부근에서
안양천과 합류하여 본류인 북쪽 한강에 담아온 물을 쏟는다.
천의 북측과 남측 재방을 따라 난 고수부지 산책로를 사람들이 걷는다.
혼자서 또는 둘이서, 터벅터벅 또는 열심히 걷는다.
자전거가 줄지어 쌩쌩 달린다. 강아지도 달린다.

천은 어제도, 오늘도 무수한 사람들을 맞는다.
내일도 모레도 한가지로 그럴 것이다.
화창하고 아주 고요하다.
학의천을 내려다본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봄바람에 실려 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2020.04.07.,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