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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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2013-12-23
2,926
1박2일

서쪽 단으로부터 동쪽 끝단에 이르기까지
일백오십오마일의 휴전선을 모두 종주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비무장지대에 맞닿아 있는 남방한계선-국토의 최북단을,
직원들과 같이 가보리라고 마음먹은 지는 퍽 오래 전의 일 이었습니다.
회사의 이런저런 여건들은 직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여간해선 내주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제4땅굴, 을지전망대, 펀치볼, 두타연, 고성 통일전망대 등을 다녀왔습니다.
백록담, 천지, 성인봉, 을지전망대를 모두 다녀왔으니
국토의 가장자리를 둘러보는 일에는 이제 백령도만을 남긴 셈입니다.
여러 해를 기다린 영문에서인지 휴전선 앞에 섰다는 것이
마치 2013년의 시간표에 방점을 찍은 느낌이어서 기분도 사뭇 달랐습니다.
60년을 지탱해 온 적막함은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눈으로 피부로 상념으로 스며드는 발원미상의 기운은 심연의 샘을 자극하였습니다.
두타연으로 연하는 길가에 흩어진 철조망, 지뢰표지, 주인 잃은 철모들은
“비목”의 첫 소절처럼 한 줄기 초연을 연상시켜주었습니다.
이 산 기슭과 저 산 골짜기를 메웠을 추위, 초조와 불안, 공포, 주림은
셈본으로 계산 되어질 수 없는 그분들의 지불이었습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의 뿌리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숙연함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제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요즘의 국회가 옮겨갈 곳은 바로 비무장지대이다라고..........
목 디스크로 인한 통증과 함께
저의 1박2일의 일정도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01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