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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
2009-09-16
2,667
남겨진 자

현관문에 배달된
조간신문을 집어 들 때 까지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천의 소중한 생명을 앗으며 지구촌을 경악케 했던
911테러가 발생한지 8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최소한 그렇게 잊고 지내왔다.

8년도 잠깐 같구나! 했다.

가족, 연인, 동료, 친구를 잃은 슬픔 그리고 아픈 이 땅의 이별들을 생각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색이 바래듯
흙탕물이 맑아지듯
바래져가는 남겨진 자들의 그 때 그 마음을 본다.
그러나
이를 서운해 하는 것은 이제 잃어버린 자들의 몫이 되었다.

무뎌져간다는 것, 축복이구나! 했다.

예나 다름없이 차를 몰아 출근했다.
차가 줄줄이 많았다. 끼어드는 차에 산란하는 마음도 있었다.
길게 이어진 개미행렬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개미행렬 위로 소달구지 지나가면 줄은 잠시 흩어지곤 했다.
그리고 곧 바로
원상을 유지하며 예전처럼 행군하는 시골 길 개미 군상을 생각했다.
그들에게도 잃어버린 자들은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분명 남겨진 자 중의 하나이다. 했다.

남겨진 자,
그에게는 걸어야 할 길이 있다.
(2009년 9월11일 아침. ㄱㅅ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