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나의 삶
Home > 나의 생각, 나의 삶
 
 
   
 
알 수 없을 땐...
2022-12-30
255
알 수 없을 땐..


어제 29일은 우리회사가 2022년을 마무리하는 날 이었습니다.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마니또가 준비한 선물도 열어보며
받은 축복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훈훈한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센티브란 덤인데 키 재기를 하자는 심상이 있어
맘 한구석에 아쉬움과 씁쓸함이 일기도 했습니다.

퇴근길을 재촉하며 벌말오거리를 돌아 인덕원교를 지나면서
과천 방향 차들의 움직임이 예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짐작컨대 앞쪽 어딘가에 변고가 생긴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차의 운행이 느렸지만 매일 출퇴근하는 길이어서 기다림과 움직임을
반복해 인덕원사거리를 겨우 지난 무렵 동료가 전화를 주었습니다.

앞쪽 고가교 방음터널에 화재가 발생하여 자기도 겨우 빠져나왔으니
백운호수 쪽 길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준 것입니다.
고마운 소식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외길로 들어 선 후 이었습니다.
도로는 주차장처럼 되었고 움직임은 여전히 더뎠습니다.
어찌하지 못한 채 한 시간 반 동안에 1.5킬로미터를 이동했습니다.

지척 거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알 수 있었다면
미리 우회 도로를 택했을 것입니다.
답답한 도로 위에서, 상황을 모른 채 앞으로.. 앞으로 나가다 발생한
참혹한 1029 사태를 떠올렸습니다.
인지하지 못하고 또 시기를 놓침으로 주어진 결과는 오롯이 내 몫이었습니다.

고교시절 접한 만해 님의 ‘알 수 없어요’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그냥 알 수 없다는 심정이 툭 뱉어낸 상념의 한 조각 이었습니다.

30일 날 출근하여 빈 사무실에서 예와 같이 컴퓨터를 마주합니다.
알 수 없을 때는 누군가의 지시나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알 수 없을 때는 그 분께 물어봐야 합니다.
한기 느껴지는 사무실에서 가는 해를 갈무리하고
새해맞이 채비를 하며 새겨보는 말입니다.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 방음터널 화재 발생 다음날 아침
인덕원사무실에서, 20221230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