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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을 가다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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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을 가다.

섬 . .
누구의 슬픔이 결정(結晶)을 이룬 것일까?
외로움 머금고 바다에 떠있다.

쓸쓸함의 다른 모습일까?
태생의 절규는 언저리 거품으로 피어난다.
기댐 없는 부단한 외침이다.

짐을 챙겨 오백오십 리 바닷길로 나선다.
반세기를 넘겨 살아 온 이상한 섬나라(?) 사람의
오랜 바람이 이루어지는 오월 삼십일이다.

쾌속선은 순탄한 바닷길을 힘껏 달린다.
심장이라도 식혀주려 구름이 내려 온 것일까?
해는 구름 속으로 숨는다.

해상국경선(sea border line : NLL)을 머리에 담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한다.

먼발치로 강화도, 우도, 연평도를 그려본다.
연평도를 한참 지나 뱃머리를 북으로 향하면
소청, 대청, 백령도가 어우러지며 서해5도(島)를 이룬다.

이윽고 배는 국토의 서해 북쪽 끝이자
거주지 영토의 서쪽 끝단인
백령도에 도착한다. 감격스러운 발길을 옮긴다.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이라고 했던가!
서해5도와 북녘의 뭍 사이
10~18킬로미터 남짓 너비를 한 어린 바다가 채운다.

건너편은 황해남도 용연 군,
바라만 보아야 하는, 장산곶(長山串)이 새롭다.
인당수는 두 곳 사이에서 여전히 소용돌이 해류를 낳는다.

뱃사람들을 얼마나 두렵게 하였기에
심청전이 전래되어 오늘을 숨 쉬고 있을까?
바닷물은 아는 듯 모르는 듯 역사의 숨결만 품는다.

장산곶 해안절벽과 백령도 해안을 따라
사위지 않는 적대감이 절정을 이룬다.
누가 그리고 무엇이 이것을 조장한 것인가!

마흔여섯 고귀한 대한의 아들을 앗아간 무자비함,
북녘 땅을 응시하는 46용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 ...
진하고 애달픈 감회가 온 몸을 휩싼다.

몸도 발걸음도 무겁다.

생명수를 쏟아 내는 중화동교회,
두무진해안, 콩돌해변, 5,600주민, 6,000군인
대피소, 대피소들.... 점점이 어울려 백령도를 이룬다.

바다보다 전답을 일구어야 하는 주민들
정주 금으로
그들 어깨를 짓누르는 공포감을 덜어낼 수 있을까?

간절함으로 기대한다!
북방한계선이 사라지는 그 날을....

그 날이 오면
대한의 기상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뻗어 가리라!
그 날이여 어서 오시라. 지체하지 마시라.

(이천십구 년 오월 백령도.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