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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겐 알 수 없었던 미래
2009-10-28
2,659
그들에겐 알 수 없었던 미래

달초에 학회참석차
이집트를 다녀왔다.
시작이 기원전 3200년이라고 한다.
혹자는 다른 연대를 말한다.
5200년이 넘는 역사에서
일• 이백년 쯤 차이를 낸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백년을 넘겨 살 것을 확신도 못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니
대범한 착각에 빠진 것이 분명했다.
고고학 박물관에서 많은 관과 미라를 보았다.
기자의 스핑크스도 보고 피라미드 속을 들어가 보았다.
이집트의 자랑거리에 끼어 있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도 들렸다. 카르낙신전도 둘러보았다.
태양신에게 전부를 걸었던 인간들의 흔적을 본 것이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왕은 신이었고
백성은 왕을 위해서만 존재했었던 그 옛날의 현장에서
영원속의 5200년을 가늠해 보았다. 순간이었다.
거대한 문명의 잔존흔적들 속 사이로
녹아지며 사라져간 헤아릴 수 없는 삶의 질고들
주어진 삶을 숙명처럼 안고 그저 스러져간 사람들이
힘겹게 내뿜었을 숨결들을 상상해 보았다.
묻힐 무덤에 대한 왕들의 열심,
그리고 아직도 흙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미라에서
미래에 대한 그네들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무덤과 그 많은 관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그들 나름의 값진 준비였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말이다.
그들이 그토록 준비하고 고대했던 소망은 이루어진 것인가!
슬프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구한 역사,
인류 문명발상지 중의 한 곳인 이집트!
거기에 남겨진 유적들이 내게 전해주는 것은
알 수 없는 미래로부터 그것들이 비롯되었다는 것이며
그네들이 굳게 의지했던 미래에 대한 생각은
정답으로
입증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었다.
(2009년 10월 12일 ㄱㅅ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