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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샤벳
2009-01-31
2,059
거리에 내린 눈이 말해 주는 것,

이번 겨울
서울지방에는 예년보다
적은 양의 눈이 내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눈이 적게 내리면
겨울가뭄이 들었다고 합니다.

여름가뭄에 비해
겨울가뭄에서 더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가뭄이 생활에 끼치는 영향의 정도 때문일 것입니다.
겨울가뭄 영향이 커진다면
강설량에 쏟는 관심도 깊어지게 될 것입니다.

눈(雪)은 비(雨)처럼 소리를 동반하지 않지만
그의 결국은
언제나 비(雨)와 동일합니다.
단지 받아들이는 환경과 심경에 다름이 있을 뿐입니다.
비가 눈보다 더 비스러운 것은 시절의 영향 때문일 것입니다.

며칠 전 눈이 내렸습니다.
나뭇가지에 걸린 눈으로 보아 바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눈은 대지를 온통 흰 솜으로 감싸며
누구도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신선한 경관을 연출해 주었습니다.
그대로 둘 수만 있다면 너무 좋았습니다.

거리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차들에게 짓밟히며 눈은 더 이상 눈이 아니었습니다.
거무칙칙한 거리의 샤벳(sherbet)이 되고 말았습니다.
눈은 온 몸으로 거리가 담고 있는 실체를 드러내 주었습니다.
금방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행세하게 될 그 실체를 말입니다.

눈이 녹을 때
우리는 거리의 실체를 보게 됩니다.
항상 거기에 존재해 있는 그 모습입니다.

(2009년 1월, 눈 내린 날 오후 ㄱㅅㄹ)